[10.1.18 부산일보] 불법체류로 붙잡혀 출국 앞두고 자살 시도했던 왕옥화씨
출처 : http://board.busan.com/news/newsController.jsp?newsId=20100118000098
"죽음 문턱서 희망 찾아준 한국 고마워요"
불법체류로 붙잡혀 출국 앞두고 자살 시도했던 왕옥화씨
"목숨을 버리려고 했던 한국에서 희망을 안고 돌아갑니다!"
지난 7일 부산 중구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가 발칵 뒤집어졌다. 오후 10시51분께 5층 보호실에 있던 중국인 왕옥화(41·여)씨가 TV옆 창살에 목을 매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기 때문. 다행히 직원이 급히 달려가 왕씨의 목숨을 구했다.
두 아들 양육 위해 밀입국 불어난 빚 막막
출입국사무소 등 '십시일반' 성금에 눈물
왕씨는 위장결혼으로 한국에 입국했다가 지난해 6월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5일 부산구치소에서 출소한 후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외국인보호실에서 출국 대기하던 중 자살을 시도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왕씨. 하지만 15일에는 환하게 웃으며 중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가 시민단체와 협력해 왕씨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사회통합위원회와 경남외국인상담소, 대구외국인상담소는 일주일 만에 왕씨를 위해 400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왕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성우하이텍 ㈜미래FR 등 기업체들이 적극 동참했다. 부산중국총영사관에서는 왕씨가 살았던 중국 푸젠성 지방정부에 긴밀하게 연락을 취했다. 왕씨가 중국에 돌아가서 자립하는 데 필요한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왕씨는 중국으로 떠나기 전날 통역을 맡았던 부산출입국관리소 조사과 최은영 반장에게 지난날 아픔을 털어놓았다.
왕씨는 이혼 후 두 아들 중 큰아들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둘째 아들이 계모의 괴롭힘을 참지 못하고 왕씨를 찾아오면서 왕씨는 두 아들 모두 책임지게 됐다.
하지만 식당과 공장을 전전하며 끼니만 겨우 해결하던 왕씨는 막막했다.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고 남동생도 중국 구치소에 수감 중이라 도움을 요청할 가족도 없었다.
왕씨는 '한국에 가서 돈을 벌어 아이들만은 제대로 먹이고 공부시키겠다'고 결심했다. 빌린 돈 800만 원을 브로커에게 전달하고 지난해 3월 한국땅을 밟았다.
그러나 경기도 안산의 공장에서 일하던 중, 브로커가 검거되면서 왕씨도 입국 3개월 만에 구치소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고리대금으로 빌린 빚은 어느새 1천만 원에 육박해 있었다.
왕씨는 "이대로 중국에 돌아가면 빚만 남아있어 살아갈 자신이 없었다"며 "너무 힘들고 막막해 순간 아이들 생각을 못하고 혼자 죽으려고만 …"이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통역을 했던 최 반장은 "왕씨는 한 번도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중국글자도 쓰고 읽을 줄 모르고 제대로 된 직업도 갖지 못했다"며 "빚쟁이들이 아이들을 찾아가 협박할까봐 가장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이석화 소장을 통해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왕씨는 성금을 가지고 돌아가게 됐다.
왕씨는 수차례 '배꼽인사'를 하며 "생각지도 못했던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열심히 살면서 빚도 갚고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정식 경로를 통해 한국에 꼭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왕씨가 왜 자살까지 하려고 했을까' 궁금해 하던 중 사연을 듣게 돼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며 "따뜻한 법치와 온정의 손길을 통해 왕씨가 희망을 찾고 앞으로 당당하게 자립해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화선 기자 ssun@busan.com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은 로그인 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로그인하기